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할일적기

Fuoricorso 2011. 2. 23. 14:14

화분을 매일 그린다

꽃도 없이 화분만

 

우리집 출입구 표시로 서 있는

커다랗고 무거운 두 화분을

새끼 손톱만한 크기로

연필로 그리고

바로 연필로 지운다

 

그것보다 더 효과적인

주차금지 표시가 필요하지 않을까

범퍼에 밀려 픽 쓰러지니까

 

하지만 집주인이 결정할 일

내 할 일 난에 적지 않아도 된다

 

이렇게 시작되는 나의 할일적기

이 집을 다 돌아 나에게까지 오면 끝난다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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